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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호처도 어쩔 수 없는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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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도리 2008. 3. 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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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핫이슈] 대통령이 ‘기본적인’ 공사구분을 못하니 …

또 소망교회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부터 장관 인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조어를 양산한 ‘주인공’ 가운데 하나였던 소망교회가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렇게 말하면 소망교회 쪽에서 ‘억울해할 수도’ 있으니 정확히 말하자. 이명박 대통령으로 인해 소망교회가 다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부활절 예배를 위해 소망교회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오늘자(25일) 일부 아침신문들이 이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국민일보의 보도를 부분 인용한다.

   
  ▲ 국민일보 3월25일자 4면.  
 
“이명박 대통령이 부활절이었던 23일 자신이 다니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를 깜짝 방문해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 이 대통령의 깜짝 출석은 부활절 예배를 인도한 목사를 통해 알려졌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목사의 소개로 신도들에게 인사했고, 이에 신도들은 박수로 화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의 외부일정에 삼엄한 경계를 펼쳐왔던 청와대 경호처는 신도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예배 전후로 몸수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예배를 마친 뒤 곧바로 교회에서 모처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자(25일) 경향신문을 제외하곤 많은 언론이 이 소식을 그냥 ‘단순전달’만 하고 있는데 이 기사에서 언급된 상황만으로도 몇 가지 문제점을 추려낼 수 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 구성을 두고 내내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소망교회를 대통령이 다시 ‘개인적으로’ 찾았다는 점이다. 부활절 예배를 위해서라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소망교회 출신 인사들이 새 정부 들어 정부 요직에 중용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분명 부적절했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해선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성 논란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 일정’이라는 해명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소망교회는 더 이상 대통령 개인 교회가 아니다. 국회의원보다 소망교회 장로 되는 것이 더 힘든 자리가 돼버렸을 정도다. 지난 3월7일자 조선일보 13면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다.

국회의원보다 되기 힘든 소망교회 장로

“‘소망교회 장로는 국회의원 되기보다 더 어렵다’는 우스개 말도 있다. 이번 장로 후보로는 45명이 등록했고, 이중 1, 2차 투표를 거쳐 15명이 뽑힐 예정이다. 3대 1의 경쟁률. 이중에는 김신배 SK텔레콤 대표이사, 조건호 전 서울지법 부장판사, 홍승표 이수화학 감사, 이병화 금융감독원 국장, 임진택 한양대 겸임교수, 전영서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임순호 삼성의료원 치과부장, 김태승 한양대 의대 교수 등 유명 인사들이 많다. 직업별로도 교수 4명, 의사 5명, 기업 CEO 18명, 과장급 이상 공무원 3명 등이 포함돼 있다.”

   
  ▲ 조선일보 3월7일자 13면.  
 
후보들의 면면이 대한민국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데다 대통령이 ‘애지중지’ 하는 교회라는 점 때문에 26일 최종 선출되는 장로 15명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소망교회는 더 이상 대통령 ‘개인교회’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주요 세력 가운데 하나다.

가장 황당한 것은 이날 예배에서 청와대 경호처가 신도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예배 전후로 몸수색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청와대 경호처는 대통령이 외부에서 일정을 가질 경우 철저한 검색으로 정평이 나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가 원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곳이다.

신도들의 불편 고려하는 청와대 경호처, 그럼 일반시민은?

그런데 그런 청와대 경호처가 다른 이유도 아니고 신도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예배 전후로 몸수색도 하지 않았다? 대체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신도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청와대 경호처가 몸수색을 하지 않았다면, 그럼 일반 시민들이 불편하다고 ‘아우성 칠’ 경우 몸수색과 교통통제 하지 않을 작정인가.

기본적인 ‘공사구분’이 없는 대통령도 문제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따르는 청와대 경호처는 더 문제다. 그리고 이런 사안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냥 보도만 하고 있는 언론 역시 한심한 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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